영화 “천주정”으로 본 현대 중국의 자본주의 – 폭력과 불평등의 초상

“천주정” 줄거리 요약 – 네 개의 에피소드로 그려낸 중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

《천주정》은 지아장커 감독이 중국 각지에서 실제로 벌어진 폭력 사건들을 모티프로 삼아 만든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작품은, 각기 다른 지역과 계층의 인물들을 통해 중국 사회의 급격한 자본주의화가 개인에게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를 탐구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탄광촌의 주민 다하이의 분노를 다룹니다. 그는 마을을 사적으로 점유하고 부를 축적한 지역 유지들에게 항의하다 무시당하고, 결국 폭력으로 저항하게 됩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청년 이장이 권총을 들고 유랑하며 강도 행각을 벌이는 이야기로, 사회로부터 밀려난 이의 분노와 고립을 상징합니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샤오위가 성추행을 당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장면을 통해, 여성의 신체가 자본의 도구로 전락한 현실을 고발합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전자기기 공장에서 일하는 젊은 노동자 샤오후이의 이야기입니다. 착취와 무가치함에 시달리다 결국 생을 포기하는 그의 모습은 경제성장의 이면에 숨겨진 절망을 응축한 상징처럼 보입니다. 《천주정》은 각기 다른 인물이 처한 현실을 통해 “분노는 어디로 향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어떻게 사람을 고립시키고 결국 폭력으로 몰아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영화는 그 어떤 미화도 없이 중국의 자본주의 이면을 날것 그대로 관객에게 내던집니다.

자본주의와 폭력 – 경제 성장 이면의 불평등과 인간성 상실

《천주정》은 표면적으로는 네 개의 범죄 사건을 그린 영화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자본주의가 인간에게 어떤 형태의 폭력을 가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각자 다른 배경을 가졌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자본의 논리로 구축된 시스템 안에서 소외되고, 이용당하고, 결국에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분노를 터뜨립니다. 탄광 마을의 다하이는 개발 이익이 권력자에게 독점된 현실에 분노하고, 마사지 업소의 여성 샤오위는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한 채 ‘서비스’의 대상으로만 취급됩니다. 이들은 선택하지 않은 현실에 내몰렸고, 폭력은 그들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언어가 됩니다. 지아장커는 여기서 자본주의를 단순히 경제 체계로 다루지 않습니다. 그는 그것을 삶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무형의 폭력으로 묘사합니다. 특히 영화는 돈이 인간 관계를 어떻게 변형시키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친구는 경쟁자가 되고, 연인은 소비의 대상이 되며, 노동은 존엄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도구로 전락합니다. 《천주정》은 성장률과 개발이라는 수치로는 보이지 않는 균열을 응시하며, ‘누구의 경제 성장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감독은 결국 이 영화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개인의 분노를 내면화시키고, 끝내 폭력이라는 방식으로만 표현될 수밖에 없는 현대 중국 사회의 어두운 진실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다만, 짊어지고 살아갈 뿐이다.”

탈중앙화와 개인의 권리 – 블록체인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천주정》 속 인물들은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철저히 고립된 존재들입니다. 그들이 분노를 터뜨리는 이유는 단순한 가난이나 차별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탄광촌에서 부패한 권력자들이 마을을 사유화할 때, 아무도 주민의 동의를 묻지 않습니다. 노동자는 언제든 해고되고, 여성은 보호받지 못하며, 청년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증명할 수 없습니다. 이런 현실은 중앙집중화된 권력 구조, 폐쇄적 정보 체계, 불투명한 거래 환경에서 비롯됩니다. 그렇다면 이 구조를 바꿀 수는 없을까요?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기술은 이 질문에 ‘기술적’ 해답을 제시합니다. 블록체인은 권력의 집중을 해체하고, 개인이 스스로 데이터와 자산을 소유하게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토지 소유권과 노동 계약, 거래 기록이 모두 공개된 블록체인 위에서 관리된다면, 다하이 같은 노동자도 자신의 권리를 명확히 주장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DAO(탈중앙화 자율조직)를 통해 스스로 노동 조건을 설정하고, 임금을 결정하는 구조 역시 기존의 착취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시도입니다. 물론 기술은 만능이 아니지만, 투명성과 자기 통제권을 제공하는 시스템은 최소한 부패한 권력의 독점보다는 인간의 존엄을 지킬 가능성을 더 많이 품고 있습니다. 《천주정》이 보여준 비극은 선택지가 없다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Web3는 바로 그 선택지를 열기 위한 하나의 실험입니다.